역대최단 11일째 1000만 관객 유력
하루 100만명 본 셈… 연휴 시작 외화 흥행 신기록 새로 쓸지 관심
아이맥스 티켓 동나… 암표 등장, 재관람률도 최고 6.2%까지 올라
마블 코믹스와 영화 시리즈의 팬인 정영훈 씨(46·서울 서초구)는 지난달 27일 집 근처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다가 운 좋게 ‘어벤져스: 엔드게임’ 표를 구했다. 개봉 전부터 예매 애플리케이션을 부지런히 클릭했지만 스크린이 큰 상영관 표는 구할 수 없던 차였다. 밤 12시 반 상영마저 매진된 상황에서 취소표 2장이 생긴 것. 정 씨는 “늦은 밤인데도 개봉 첫 주에 영화를 보려는 청소년들이 많아 놀랐다. 3일 상영하는 아이맥스 티켓을 구해 2차 관람한다”고 말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열기가 거세다. 3일 누적 관객 9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개봉 11일째인 4일 1000만 관객 돌파가 예상된다. 이는 ‘명량’(2014년)의 1000만 관객 돌파 기록인 12일보다 빠른 속도로 역대 최단 기간에 ‘1000만 관객 클럽’에 가입하는 셈이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일 기준 누적 861만9490명이 관람했다. 실시간 예매율은 2일 오전 기준 84.1%로 약 93만 명이 관람을 앞두고 있다. 대체 휴일(6일)까지 사흘 연휴가 시작돼 국내 개봉 외화 중 흥행 1위인 ‘아바타’(2009년)의 기록 1362만여 명도 뛰어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스포일러를 피하려는 관객들이 몰리면서 개봉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갖가지 진풍경을 연출했다. 개봉 전날 극장 예매 애플리케이션이 다운되고 초대형 스크린인 아이맥스관에서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이 급증해 아이맥스 티켓이 암표로 거래될 정도였다. CGV는 2일 애플리케이션에 티켓 재판매자로 확인될 경우 예매 티켓 취소 및 강제 탈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대민 봉사활동을 나온 공군 이병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관람하기 위해 봉사 지역을 이탈했다가 극장에서 헌병대에 검거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압도적인 예매 수요와 3시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을 고려해 새벽까지 스크린을 배정해 극장은 사실상 24시간 상영 체제가 됐다.
개봉 당일 관람으로 스포일러를 피한 관객들은 같은 영화를 반복 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을 시작하고 있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 영화의 재관람률은 개봉 첫날 2.2%에서 근로자의 날인 1일 6.2%까지 치솟았다. 전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년)의 재관람률은 8.2%였다.
다만 시리즈의 피날레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기존 마블 영화를 섭렵해야 100% 즐길 수 있는 데다 1세대 히어로들의 활동을 결산하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점은 마블 팬이 아닌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제한 요인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한 멀티플렉스 극장 관계자는 “마블스튜디오의 영화는 이 시리즈를 즐기지 않는 50, 60대 관객들에 대한 확장성은 약하다”며 “기존 팬들의 충성도가 높아 재관람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바타’의 기록을 넘어설지 이번 연휴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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