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뒤 첫 방문서 ‘호된 신고식’
황교안 법무 시절 해산된 통진당 세력, 시민단체 등 100여명 거센 항의
황교안 20분간 둘러싸였다 역무실 피신
나경원 “대통령이 적폐 수사반장… 선청산 후협치? 선궤멸 후독재”
“자유를 지키기 위해 광주 전남의 애국시민 여러분께서 피 흘려 헌신하신 것 아닙니까.”(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그만해! 한국당은 해체하라!”(광주지역 시민단체)
당 대표 취임 후 3일 처음 광주를 찾은 황 대표가 생수병 물세례를 맞는 등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반대와 문재인 정부 실정을 알리기 위해 전날 대전 대구 부산에 이어 광주 전주로 이어진 1박 2일간 전국투어 ‘문재인 STOP’ 광주행사에서 통합진보당 후신인 민중당과 시민단체 등 100여 명에게 거센 항의를 받은 것.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민중당 등은 한국당에 앞서 광주송정역 광장에 도착해 맞불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를 틀고 ‘5·18 학살 전두환의 후예 한국당’ ‘5·18 망언 종북몰이 황교안 사퇴’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또 ‘5·18 망언’ 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의원에게 각각 경고, 당원권 정지 3개월 등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것을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중당은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정당해산심판으로 통진당이 해체되고 이석기 전 의원이 내란음모죄로 징역을 살게 된 것에 대해 ‘내란음모는 조작’ ‘황교안은 감옥으로’ 등 피켓을 들고 황 대표 연설을 방해했다.
가까스로 연설을 시작한 황 대표는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좌파다. 사법부와 헌재를 장악한 정권이 의회까지 지배하려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왜 필요한가. 국민을 위한 게 아니라 이 정권에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황 대표는 거세게 항의하는 민중당 관계자 등에 둘러싸여 20여 분간 오도 가도 못하다 역무실로 급히 이동했다. 뚜껑 열린 500mL짜리 생수병이 황 대표 머리 위로 날아다니자 경호원들이 우산을 펼쳐 황 대표를 보호했다.
이날 오후 전북 전주 집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일부 시민들이 ‘5·18 망언 한국당 해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했고, 한국당 지지자들과 잠시 실랑이가 이는 정도였다. 한국당은 4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장외집회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를 진행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사회 원로 오찬 간담회에서 “적폐 청산 뒤 협치를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수사반장이고 청와대가 수사본부인 것은 누구나 안다”며 “드루킹 사건, 손혜원 의원 목포 투기 의혹,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 폭로 등 덮여 버린 수사가 한두 건이 아니다. ‘선청산 후협치’가 아닌 ‘선궤멸 후독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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