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관세폭탄’ 다시 꺼낸 트럼프… 상하이증시 5.6% 급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트럼프 “中 무역협상 속도 너무 느려”
모든 중국산 수입품 관세확대 경고, 휴전 5개월만에 강경입장 선회
中, 이번주 협상 취소 가능성
亞증시 하락… 금융시장도 요동

상하이 증시 출렁 6일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한 남성이 주가 전광판 앞에 서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경고로 이날 위안화 가치는 직전 거래일보다 0.09% 절하됐다.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하이=AP 뉴시스
상하이 증시 출렁 6일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한 남성이 주가 전광판 앞에 서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경고로 이날 위안화 가치는 직전 거래일보다 0.09% 절하됐다.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하이=AP 뉴시스
이번 주 타결 가능성이 거론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관세 추가인상’ 카드로 격랑에 휘말렸다. 중국은 일단 정면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미 협상단 파견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재개로 아시아 주요국 증시와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등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 트럼프 “25%로 관세 인상”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수년간 무역에서 연간 6000억∼8000억 달러(약 702조∼936조 원)의 손실을 봤다. 중국으로부터 5000억 달러(약 585조 원)를 잃는다”며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루 전에도 트위터에 “지난 10개월간 중국은 500억 달러의 하이테크 제품에 25%, 2000억 달러의 다른 상품에 10%의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 왔다. 10일부터 2000억 달러(약 234조 원)의 중국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현재의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 관세를 아직 부과하지 않은 3250억 달러어치의 다른 중국 제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트윗 폭탄’을 날렸다. 또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해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안 된다(No!)”라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트윗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이 보여준 ‘재협상 시도’ 및 ‘지연 전술’에 강한 불만을 터뜨린 동시에 협상 막바지로 접어든 지금 상대방을 최대한 몰아붙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3일에는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이고 기념비적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자신의 말을 이틀 만에 뒤집으면서 특유의 ‘트럼프식 압박 전술’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을 압박하고 국내적으로 점수를 따기 위한 목적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군사 분야에서도 압박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군함 2척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보냈다고 전했다. 미군 제7함대 소속 미사일 장착 구축함(DDG) 프레블 등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의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와 존슨 암초(중국명 츠과자오)로부터 22km 안쪽 수역을 항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면대응 자제한 중국

당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100명의 중국 협상단은 8일부터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막판 무역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관세 인상 발표로 류 부총리가 예정된 미국 방문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미 WSJ와 CNBC 등은 이날 “미중 무역협상이 취소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자 류 부총리의 방미 일정을 취소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정면대응을 자제한 채 미중 협력을 강조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태도는 명확하고 미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같은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것은 중국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그러나 겅 대변인은 “부총리가 예정대로 미국을 방문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중국 측의 이런 태도는 무역협상이 틀어지면 중국 경제에 끼치는 압박이 커지고 시 국가주석에 대한 내부 비판도 쏟아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 주식·외환시장 요동

양국 갈등 여파로 6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노동절 연휴(1∼5일) 이후 엿새 만인 6일 개장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5.58% 하락한 2,906.46, 7.38% 내린 1,515.8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상하이지수 낙폭은 2016년 2월 25일 후 3년 만에 최대치다. 달러당 위안화 값도 0.09% 낮은 6.7344위안으로 마감해 1월 10일 후 약 4개월 만에 최저치다. 홍콩항셍지수는 2.9% 떨어졌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주식시장도 1% 정도 하락했다.

이날 한국과 일본 주식시장은 모두 휴일로 문을 열지 않았다. 다만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174.31원까지 오르는(원화 가치 하락)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0원에 마감됐다. 7일 개장하는 양국 금융시장 역시 이 여파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미 뉴욕 주식시장도 하락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3분 기준 다우존스지수는 전일 대비 1.53% 하락한 26,100.22, 나스닥지수는 1.73% 떨어진 8,022.95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신민기 기자
#미중 무역협상#트럼프#무역전쟁#중국#아시아 주식#외환시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