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선전에 연일 만원관중… 공사 과정서 비리 의혹 불거지며
대구시 공무원 3명 피의자 조사
올해 프로축구단 대구FC 전용구장으로 새롭게 문을 연 DGB대구은행파크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FC가 연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고 팬들은 만원으로 화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사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DGB대구은행파크는 북구 고성동 옛 대구시민운동장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한 축구전용구장이다. 1948년 개장한 이 주경기장이 낡아 안전성이 우려된 데다 대구FC만의 전용구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대구시가 신축 수준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사업비 515억 원을 들여 올 1월에 완공한 DGB대구은행파크는 4만5820m² 터에 연면적 2만5261m², 지상 3층 규모로 약 1만2000석을 갖췄다. 가변좌석을 설치해 최다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경기장도 관중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각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관중석의 사각지대를 없앴다. 관중석에서 그라운드까지 거리가 7m에 불과해 경기를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알루미늄 바닥을 발로 쿵쿵 두드리는 응원은 벌써 DGB대구은행파크의 명물이 됐다. 앞서 3월 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홈 개막전과 같은 달 12일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7일 울산 현대와의 K리그 경기는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나머지 경기에서도 관중석은 거의 꽉 찼다.
든든한 새 둥지를 얻은 대구FC는 3일 열린 상주 상무와의 안방 경기를 비롯해 10경기를 치러 5승 4무 1패로 프로축구 K리그 3위에 올랐다.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치른 5경기에서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노재관 대구FC 서포터스 회장은 “최적의 관람 환경을 갖춘 축구전용구장에 오니 응원할 때도 호흡이 잘 맞는 것 같고 선수들도 힘을 내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일까. DGB대구은행파크 공사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대구지방경찰청은 공사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최근 대구시 5, 6급 공무원 3명을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설 브로커 2명에게 골프를 비롯한 향응을 받은 뒤 경기장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시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특정 건설업체에 하청을 주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9일 대구시건설본부 등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관련 서류, 공무원들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 뇌물과 향응이 오고간 정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또 DGB대구은행파크 리모델링 공사의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140억 원가량 증액됐는데 이 과정에서 피의자 공무원들이 관여했는지 등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과 피의자들의 혐의가 관련성이 있는지 등도 전반적으로 살펴보려 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수사 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일 정례조회에서 “공무원은 공적으로 부여받은 권한을 사익 추구에 사용해선 안 된다”며 “누군가 특정 비리에 연루되면 부서장과 상위 결재 선까지 연대책임을 묻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대구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DGB대구은행파크의 공사 비리 의혹에 연루된 공무원들에 대해 향후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에 맞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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