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소나무만 그려 온 서양화가 임영우 화백의 8번째 개인전 ‘소나무와 여정’이 8∼1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 메르’에서 열린다. 30여 전시 작품의 주제는 환희, 화목한 가정, 귀로, 꽃비, 여명, 우정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소나무 화백’답게 소재는 한결같이 소나무다. 작품 가운데 자화상도 있지만 그 역시 소나무가 배경이다. 지금까지 그린 소나무 작품은 줄잡아 500여 점. 임 화백은 “대개 동양화의 소재인 소나무를 이렇게 줄곧, 그리고 오래 그려 온 서양화가는 국내 화단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나무만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려서부터 소나무에 대한 느낌이 강렬했다. 그러니 내가 선택했다기보다는 ‘나에게 스며들었다’고 해야….”
그래도 그동안 기법과 분위기는 달라졌다. 어둡고 강한 색채는 밝고 온화해졌고, 거칠던 붓의 터치는 차분하고 섬세해졌다. 수년 전부터는 기와집이 그림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작가는 ‘외로움’이라고 해석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서양화가인 조영동 전 성신여대 교수는 “작가가 인생의 고뇌와 갈등을 넘어 평정에 이르렀다. 평정은 변화하는 사물의 진면모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임 화백은 “세월과 애환이 담긴 소나무를 보고 느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고교 미술교사로 출발해 교장과 지역교육장을 지낸 교육계 원로다. 대전시와 충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한국미술협회 대전지부 자문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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