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야당이 승리한 이스탄불광역시장 선거를 무효로 만들고 재선거하기로 결정하자 야당이 크게 반발했다.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YSK는 “개표 과정에서 일부 투표함의 개표감시위원이 공무원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선거법 위반 사례가 여럿 발견됐다”며 재선거를 명령했다. 선거위원 11명 중 7명이 재선거에 찬성했다.
재개표와 재검표 등을 거쳐 지난달 17일 당선증을 받은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후보 에크렘 이마모을루는 광역시장직을 박탈당했다. 그는 재선거 명령 직후 “믿을 수 없는 결정”이라며 “저들은 우리가 이긴 선거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 비록 화가 나겠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고 말했다. CHP 등 야당들은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패배하면 ‘불법’이 되는 것인가. 정당하지 않으며 명백한 독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스탄불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항의했다고 전했다.
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AKP는 “터키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YSK의 결정에 환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광역시장의 선거 결과에 불복해 재선거를 요구해 왔다. 재선거 소식이 알려지자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다. 영국 가디언은 “리라화가 한 달여 만에 최악의 날을 맞이했다”며 “지방선거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리라화의 가치는 10%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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