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완봉 때보다 구속 4km 줄었지만 제구 정교해지고 구종도 훨씬 다양
초구 스트라이크 80%, 공격적 투구
크고 작은 부상을 겪으며 류현진(LA 다저스)의 구속은 6년 전에 비해 약 4km 줄었지만 투구 내용은 다양해지고 제구도 한결 날카로워졌다.
MLB 데뷔 첫해인 2013년 5월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으로 첫 완봉승(투구 수 113개)을 거둔 류현진은 8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9이닝 4피안타 6탈삼진으로 빅리그 두 번째 완봉승(투구 수 93개)을 추가했다. 2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107구를 던지며 8이닝을 소화했던 류현진은 이날 훨씬 적은 투구로 9이닝 완봉승 했다. 그만큼 효율적이었다.
2013년 당시 류현진은 최고 구속 시속 153.5km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다. 첫 완봉승 때 패스트볼의 비율은 61%(69개)였고 체인지업은 21%(24개)로 ‘투 피치’ 위주였다.
6년이 지난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53%·49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9.5km, 평균 구속도 145.8km였다. 하지만 볼 끝의 변화가 심한 ‘투심 패스트볼’을 간간이 섞어 타자 입장에서 두 종류의 다른 패스트볼을 맞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거기에 체인지업(20%·19개), 커터(17%·16개), 슬라이더(10%·9개)를 고루 섞었다. 다채로운 구종으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든 것이다.
이날 류현진은 풀카운트 상황을 네 번 맞았는데 삼진 3개를 잡고 범타 1개를 유도했다. 30타자 중 24타자(80%)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쳐 평균 3.4구마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다.
올 시즌 직전 경기까지 35와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을 2개밖에 내주지 않아 ‘볼넷을 얻기 힘든 투수’라는 이미지가 류현진에게 각인된 것도 호투에 한몫했다. 30과 3분의 1이닝 연속 무볼넷 기록을 이어간 그는 안방인 다저스타디움에서는 9경기 65이닝 동안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이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가는 비율이 42.2%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볼넷을 내주지 않으려고 무작정 가운데로만 던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유인구를 그만큼 많이 던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볼넷을 얻기 힘들다는 강박에 애틀랜타 타자들이 조급하게 방망이를 냈고 류현진은 이를 역이용한 팔색조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미치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9회까지 볼넷 없이 삼진 6개를 추가해 류현진의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은 22.5(삼진 45개, 볼넷 2개)로 1위를 굳게 지켰다. 2위 맥스 셔저(워싱턴)의 9.0(삼진 72개, 볼넷 8개)에 비해 2.5배 높은 수치. 2013년 완봉승 당시의 3.05(삼진 67개, 볼넷 22개)에 비해 한층 정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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