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北이 9일 쏜건 탄도미사일, 유엔 제재 결의 명백히 위반” 규정
韓국방부는 “단거리미사일로 평가”… ‘발사체’로 축소 표현 이어 또 논란
미국과 일본이 10일 북한이 전날 쏜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닷새 만에 재개한 미사일 도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정한 것.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날도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평가를 고수했다.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의도적으로 북한 도발을 축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군은 4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발사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미 국방부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북한이 여러 발(multiple)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미사일은 300km 이상을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 역시 10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 제재 결의를 명백히 위배한 것으로 진정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도발 다음 날인 10일에도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며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은)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변인 발표나 브리핑 등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 기준”이라고 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 논평을 공식 입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미 국방부가 내부적으로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고, 한국 군사 당국과도 이를 공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과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도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탄도미사일일 경우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남북이 함께 기존 무기체계를 발달시키기 위한 시험 발사나 훈련 등은 계속 해오고 있기 때문에 남북 간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152mm 신형 자주포 사진 등을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신형 무기체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4일 발사 때와 달리 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사용해 한미 감시자산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발사 고도를 더 낮춰 요격 회피 능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보위원회 간사 이은재 의원은 “발사 장소를 신오리라고 했다가 60km 떨어진 구성으로 바꾼 것은 (발사) 위치 파악이 틀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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