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45억 달러(약 5조35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여전히 미국 및 중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타트업 성장 단계에서의 자금 수혈과 투자 회수(exit·엑시트)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해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3일 ‘한미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라는 보고서를 펴내 미국(991억 달러·7701건)과 중국(1131억 달러·4985건)의 투자 유치 규모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45억 달러 규모의 497건의 스타트업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2017년 대비 5.5배 이상으로 늘어난 금액이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국내총생산(GDP) 대비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보면 한국은 0.28%로 미국(0.48%)과 중국(0.84%) 등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여전히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가 미국이나 중국보다 활발하지 못한 요인으로 ‘엑시트의 어려움’을 꼽았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스타트업 창업가나 초기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 엑시트 거래는 총 9건에 그쳤다. 2012∼2018년 연평균 엑시트 거래도 6건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601건)과 중국(36건)에서는 활발한 엑시트 거래가 이뤄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정부가 해외 벤처펀드 유치, 민간 벤처펀드 운용사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 도입 등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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