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박모 씨(62)는 30년간 일하던 직장에서 퇴직한 뒤 자그마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소득이라고 해봐야 월 200만 원 남짓이다. 다행히 다음 달부터 국민연금공단에서 노령연금으로 매달 100만 원을 준다고 하니 숨통이 트일 것 같다. 하지만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 노령연금을 받을 때 다른 소득이 있으면 연금액이 감액된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궁금하다. A. 요즘은 박 씨처럼 정년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하면서 연금을 받는 어르신이 많다. 이를 두고 일하며 연금을 받는다고 해서 ‘연금겸업(年金兼業)’이라고 부른다. 연금겸업을 하는 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연금액 감액 여부다. 현행법에서는 노령연금을 받는 동안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으면 연금 수급 개시 때부터 5년간 연금을 감액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득이 있다고 무조건 연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기서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한다는 말은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소득이 국민연금의 ‘A값’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A값이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소득월액으로 2019년 현재 235만 원이다. 수급자의 월평균 소득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임대소득 포함)만 가지고 산출하며 이때 필요경비는 공제한다. 따라서 박 씨처럼 월 소득이 235만 원보다 적은 경우 연금이 감액되지 않는다. 수급자의 월 소득이 A값보다 많으면 노령연금이 감액되는데 감액 비율은 초과소득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난다. A값 초과소득이 월 100만 원 미만이면 초과금액의 5%, 10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이면 10%,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이면 15%, 300만 원 이상 400만 원 미만이면 20%, 400만 원 이상이면 25%를 감액한다. 감액한도는 본인 노령연금의 2분의 1이다.
다른 공적연금에도 소득 활동에 따른 연금감액 제도가 있다. 공무원·사학연금에서는 수급자의 근로·사업소득(임대소득 포함)이 전년도 평균연금(2019년 월 235만 원)보다 많으면 초과소득월액의 30∼70%를 감액한다. 군인연금에서는 수급자의 근로·사업소득(임대소득 제외)이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평균소득(2019년 370만 원)보다 많으면 초과소득월액의 10∼50%를 감액한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모두 최대 연금액의 2분의 1까지 감액할 수 있으며 기간 제한 없이 계속 연금이 감액된다.
두 번째 궁금한 것은 세금이다. 노령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 세 부담은 얼마나 될까? 공적연금 가입자는 보험료를 불입할 때 소득공제를 받는 대신에 연금을 수령할 때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단,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이후부터이므로 2002년 이후에 불입한 보험료에서 발생한 연금소득에만 소득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연금소득공제까지 감안하면 세 부담은 더욱 가벼워진다.
건강보험료도 걱정거리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과 재산을 평가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소득에는 사업·이자·배당·기타·근로소득뿐만 아니라 연금소득도 포함된다. 다만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제외한 공적연금(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별정우체국연금, 국민연금) 소득에만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며 적용 비율은 30%로 다른 소득에 비해 낮다. 박 씨의 경우, 사업소득(연간 2400만 원)만 있었을 때 건강보험료가 월 16만4000원이었다고 한다면 노령연금을 1200만 원 수령하더라도 월 보험료는 18만6000원으로 2만2000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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