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인질들을 구하다 순직한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 상사(33)와 알랭 베르통셀로 상사(28)의 영결식장. 삼색기를 덮은 두 장병의 관이 14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영결식장을 빠져나가자 도열해 있던 군인들이 일제히 구슬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집 떠나 멀리 아프리카에서, 상처 입고 쓰러진 나의 전우는 말했지. ‘고국에 돌아가 내 어머니를 만나거든 어느 날 밤 아프리카에서 내가 영원히 떠났다고 말해다오. 나를 용서해 달라고 전해다오. 언젠가 하늘에서 다시 만날 테니….’”
반주도 없이 울려 퍼진 노래는 아프리카에서 전사한 전우의 마지막 심경을 읊은 ‘집 떠나 멀리서(Loin de chez nous)’. 두 장병의 마지막을 꼭 닮은 노래였다. 가족들은 운구 행렬을 따르며 눈물을 쏟았다. 영결식을 직접 주재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두 장병은 영웅으로서 숨졌다”고 말하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두 장병에게 나폴레옹 황제가 제정한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경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고개 숙인 중년 여성이 입국장을 걸어 나왔다. 10일 프랑스군에 구출된 한국인 장모 씨였다. 지난달 12일 무장단체에 납치된 지 33일 만의 귀국이었다. 국가정보원이 주축이 된 대테러 합동조사팀의 조사를 받고 나온 장 씨는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답 대신 두 손을 모으고 목례했다.
장 씨 귀국 비용은 가족이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는 1년 6개월 동안 세계 여행을 하다가 부르키나파소와 베냉 접경지역에서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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