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민이 진절머리” 부정적… “동의 얻으면 바로 가능” 여지 남겨
이해찬 “300명 정수 지켜져야”… 패스트트랙 연대 균열 차단나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선거제 개편의 패스트트랙 지정 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원 정수 확대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기 위해 패스트트랙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문 의장은 14일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해 세비 50%를 감축하고 의원 수를 50명 늘렸으면 좋겠다’고 하자 “국회의원 숫자 하나 늘리는 것에 대해 국민이 진절머리를 내는 것은 (정치권이)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의장은 “국회가 국민 신뢰를 얻고 여야가 합의만 하면 쫙 될 수 있다. 국회가 국민 신뢰를 받을 때 결정해서 합의하면 국민이 박수를 치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로 욕을 한다”고 했다. 여야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의원 정수 확대는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의원 정수 확대 가능성을 아주 닫지는 않았다. 문 의장은 “국민 신뢰를 가진다면, 아까 말한 대안도 합의만 되면 가능하다. 합의를 전제로 어느 정도 국민적 동의를 얻는 안이 나오면 법안은 바로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요구는) 의원 숫자를 늘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 대표는 “국민 여론조사를 봐도 압도적 다수가 300명 넘어선 안 된다는 여론이다. 300명 정수는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을 골자로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고정시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주도한 만큼 ‘원안 고수’를 재차 강조한 것. 이 대표는 민주평화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선(先) 세비 감축, 후(後) 의원 수 확대’ 주장에 대해서도 “실제로 세비를 줄여서 의원 숫자를 늘리자고 이야기들 하는데 국민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세비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권한 있는 의원 수를 늘리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주도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퇴임을 하루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상정된 300석 안을 기본으로 각 당의 의견을 반영해서 최종 타결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이 처음 330석 단일안을 만들었다가 최종 300석으로 하기로 민주당과 합의한 과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이 같은 부정론에도 불구하고 의원 수 확대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듯하다. 당장 패스트트랙 연대의 한 축인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의 의원 정수 확대 의지가 완고하다. 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같은 목소리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까지 아직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어떤 대안이 제시될지 누구도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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