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국당 강경 성토 배경
“DJ-노무현 이어 색깔론 시달리는 마지막 대통령 되겠다는 인식 있어”
“본질적으로 이들 기득권 세력들은 보수가 아니다. 대한민국 보수를 표방해 온 주류 정치세력은 아주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사이비 보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펴낸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종북 프레임’에 대해 말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종북좌파, 빨갱이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쓰는 세력들은 진정한 보수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13일 취임 2주년이 지난 직후 전례 없는 강경한 어조로 자유한국당을 성토한 배경에는 이 같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벌써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은 세 번째 진보 정권인데 아직도 색깔론이 끊이지 않는 정치 현실에 대해 문 대통령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종북좌파, 빨갱이라는 비난에 시달리는 마지막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2일 사회 원로와의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종북좌파라는 말이 어느 한 개인에 대해서 위협적인 말이 되지 않고, 생각이 다른 정파에 대해서 위협적인 프레임이 되지 않는 그런 세상만 돼도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촛불 시위와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국민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는데, 일부 극우 세력은 여전히 선을 넘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이 한국당을 겨냥해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한 이유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시절 “가장 아팠던 일”로 꼽는 ‘대연정’ 좌절의 학습 효과 영향도 있는 듯하다. 한 친문(친문재인) 진영 인사는 “보수 진영과 손잡으려던 대연정이 진보, 보수 양측에서 비판받은 경험이 있는 만큼 섣불리 보수 진영과 손잡지 않겠다는 인식이 문 대통령에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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