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소 장부에 돈 받은 경찰 명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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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업소에 단속정보 흘려준 정황 드러나
檢, 서울경찰청 등 압수수색
경찰 “버닝썬 수사 발표날 선택… 검찰이 수사권 조정 겨냥한 것”

경찰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전직 경찰관에게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15일 성매매 업소 단속을 전담하는 서울지방경찰청 풍속단속계와 해당 성매매 업소가 있는 곳이 관할인 서울수서경찰서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소속 경찰관 2명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서울 강남과 목동에서 태국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경위 출신의 전직 경찰관 박모 씨(수감 중)와 현직 경찰관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이다.

현직 경찰관들은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해 박 씨에게 단속 정보를 알려주고 박 씨가 수배 중인 걸 알고도 잡지 않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및 직무유기)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또 다른 성매매 업소와도 유착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씨는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하던 2012년경 ‘룸살롱 황제’ 이경백 씨(수감 중)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3년 1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잠적했다.

검찰은 박 씨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바지사장을 내세워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사실을 적발해 지난달 초 박 씨를 체포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 씨가 태국인 명의의 차명 휴대전화로 후배 경찰관들과 수시로 연락한 정황이 드러났고, 검찰은 박 씨에게 돈을 받은 경찰관과 관련한 기록이 적힌 비밀장부를 확보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해온 ‘버닝썬’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날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건 수사권 조정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오비이락’이라 보기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경찰관#성매매 업소#뇌물 수수#검경 수사권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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