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베이징 ‘아시아 카니발’ 출연
사드갈등 이후 첫 대형공연 등장, 한한령 해제 신호탄 여부 주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15일 저녁 관람한 대형 공연에 한류 스타인 인기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등장했다.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2016년부터 중국이 자국 내 한류 콘텐츠의 공식 유통을 금지한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될 긍정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비’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아시아문명대화대회 개막식에 이어 저녁 중국 정부가 주최해 베이징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문화 카니발 공연에 나왔다. ‘비’는 공연 전반부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이스라엘 가수와 함께 ‘바람과 꽃의 경계’라는 노래를 불렀다. 중국의 한한령 조치 이후 한국의 인기 가수가 중국의 대형 공연에 등장한 것은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공연에는 ‘비’ 외에 청룽(成龍) 등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를 비롯한 40여 개국 연예인과 공연단이 참가했다. ‘비’ 공연 직전 북한 민족예술단도 전통춤 공연을 펼쳤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한한령의 존재를 부인해 왔지만 한중 간 사드 갈등이 불거진 2016년부터 최신 한국 드라마의 중국 TV 및 동영상 사이트 방영, 한류 스타의 중국 내 유료 공연이나 방송 출연, 한국 영화의 중국 내 상영 등이 막혔다.
현지 소식통은 “여전히 한국 드라마 방영, 유료 공연, 한국 영화 상영 등이 막혀 있어 아직 한한령이 해제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 주석 앞에서 한국 인기 가수가 공연한 것은 앞으로 한한령이 풀리는 데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문명대화대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영화제에는 한국 영화 ‘워낭소리’ ‘서편제’ ‘강변호텔’ 등 3편이 초청됐다.
앞서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아시아문명대화대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각국과 ‘아시아 영화 텔레비전 교류 협력 계획’을 실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아시아 경제발전 촉진과 아시아 인민의 우의 증진에 더 크게 공헌하기 위해 각국과 ‘아시아 관광 촉진 계획’을 실시하기를 원한다”고도 밝혔다. 다른 현지 소식통은 “한국행 단체관광 규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재 베이징 등 일부 지역에서 오프라인을 통한 관광상품 판매만 허용돼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한국행 단체관광 규제도 조만간 완전히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6∼18일에는 한국도 참가하는 아시아관광박람회가 열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