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로 알려진 뒷얘기
美, 미군 향한 잠재적 공격준비 판단… 볼턴 “이란에 가차없는 물리력” 경고
이란 “美의 심리전에 굴복 않겠다”
미국이 5일 이란을 겨냥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 및 전폭기 부대를 배치한 이유는 이란군의 소형 선박에 실린 미사일에 관한 사진 때문이라고 1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이날 3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이달 초 이란 혁명수비대 대원들이 페르시아만 인근의 한 항구에서 ‘완전히 조립된’ 미사일을 소형 선박에 싣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사진을 본 뒤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공격하려고 준비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은 5일 항공모함 등의 중동 배치를 발표할 때도 “이란에 미국 이익을 해치면 가차 없는 물리력과 마주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날 미 국무부도 이라크 주재 바그다드 대사관 및 아르빌 영사관 직원 중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전원의 철수를 명령했다. 독일과 네덜란드도 이라크에서의 군사 훈련을 중단했다. 독일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해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에 160여 명의 병력을 파견해 이라크군의 훈련을 도왔다. 네덜란드도 비슷한 이유로 50여 명의 군인을 보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16일 “이라크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이란은 그 누구도 위협하거나 공격을 사주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여론전을 펼치기 위해 가짜 보고서에 집착하고 있다”며 “절대 미국이 구사하는 심리전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일본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중동 긴장감을 높이는 미국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가세했다.
일부 이란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과장된 책략’으로 규정했다. 아미르 하타미 국방장관은 “이란은 어떤 형태의 위협에도 맞설 군사적 준비 태세를 갖췄다. 적과 전면 대결이 임박했다”며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초강경’ 이란 정책에 대한 미국 정부 내 내분이 있다는 미 언론 보도를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15일 트위터를 통해 “다른 의견들이 표출되지만 최종 결정은 내가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이 전쟁을 운운하는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에게 격노했다’고 전했다. 평소 비용 문제로 해외 주둔 미군의 철수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시 발생할 천문학적 재정 지출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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