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16일 발표하면서 청와대와 백악관의 회담 방점은 다소 다른 곳에 찍혀 있었다. 청와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고, 백악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긴밀히 조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한 것.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한미 간 표현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양국 협의하에 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발표한다”며 “영어를 한국어로 직역했을 때 의미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있고, 표현이 다른 것은 그 나라 사정에 따라 다른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한미의 발표문은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시각차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비핵화의 대상을 ‘북한’으로 명시했지만 청와대는 ‘한반도’라고 지칭했다. 북한은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줄곧 주장하고 있다.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한 청와대와 달리 백악관은 FFVD를 강조하면서 평화 체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에 따라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압류하는 등 최근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도 15일(현지 시간) 각각 러시아 카운터파트인 블라디미르 라브로프 외교장관,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과 회담 또는 전화로 대북 대응을 논의하면서 북한의 FFVD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대북 식량지원을 본격화하며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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