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7년 9월 지원 결정을 내려놓고 1년 8개월가량 집행을 미뤘던 800만 달러(약 95억6800만 원)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이르면 한 달 내에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가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후 식량 지원 재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까지 본격 시동을 거는 셈이다.
통일부는 17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아동 및 임산부 보건의료, 영양실조 치료 등 지원사업에 350만 달러, 세계식량계획(WFP)의 탁아시설, 소아병동 아동 및 임산부 대상 영양강화식품 지원 사업에 450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금액은 2017년 9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통해 정부가 지원을 결정했지만 집행이 미뤄졌고, 시일이 흘러 효력마저 중단됐다. 이에 정부는 교추협 등 행정 절차를 다시 빠르게 진행해 한두 달 이내로 800만 달러를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통일부는 인도적 지원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음에도 인도적 지원 결정을 내렸고, 이를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조건부 집행을 내걸었던 2년 전보다 더 적극적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800만 달러 지원을 우선 추진하면서 식량 지원도 본격 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도 했다. 식량 지원 방식에 대해서 통일부 당국자는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 외에도 정부나 민간단체 등의 직접 지원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직접 지원을 위해서는 이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직접 방식을 통한 대화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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