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는 최근 정부가 대기업 면세점의 신규 특허를 5곳(서울 3곳 포함) 허용해 준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5년 이후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내 면세점 수가 6개에서 13개로 두 배 이상 늘었는데 여기에 신규 면세점이 더 생기면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줄어들면서 면세점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최근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비용 상승으로 인한 누적 적자를 극복하지 못해 3년 만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시장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면세점 업계는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뒤늦게 뛰어든 면세점 후발주자들은 ‘콘텐츠와 브랜드만 살아 남는다’는 전략으로 각종 신규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유치하고 시설 및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19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8층에는 프랑스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와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가 상반기 입점을 위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10월 중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셀린느’도 8층에 입점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개점 당시 구찌, 버버리, 페라가모 등에 이어 올해 초에는 보테가베네타, 몽클레르 등 해외 수입 브랜드를 꾸준히 입점시키고 있다.
적극적인 유치전략에 힘입어 하루 평균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1월 13억 원이던 일평균 매출은 2월 15억 원, 3월 18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까르띠에와 프라다가 상반기 중 오픈하면 하루 평균 매출이 2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매출액이 목표치인 6700억 원을 웃돌고 적자 폭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초기 시설 투자와 오픈 준비 비용, 마케팅 비용 등으로 419억 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의 조기 정착을 위해 초기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그동안 ‘계획된 적자’ 전략을 펼쳐왔다”며 “국내외 유명 브랜드 입점과 다국적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내년에는 계획대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월 100억 원을 투자해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를 외벽(지상 5∼12층)에 설치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올해 초 발렌시아가, 몽클레르, 발렌티노, 페라가모, 버버리, 에르메스 워치 매장을 연 데 이어 이달 중으로 화장품 브랜드 비브라스, 토리버치 워치, 오메가 등을 추가 입점시킬 예정이다. 두산면세점은 올해 초 확장 공사를 한 후 명품 브랜드 편집숍인 ‘디:메종’과 패션 편집숍을 열며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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