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호주 총선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사진)가 이끄는 중도우파 여당연합이 야당 노동당을 눌렀다고 BBC 등이 전했다. 선거 직후 출구조사는 물론 지난 2년간 여론조사에서 줄곧 노동당이 우위였기 때문에 대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현 정권의 소극적 기후변화 대책 등을 심판하라”는 야당에 맞서 여당이 ‘안정 및 경제 살리기’를 주창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개표율 76.2%) 현재 여당연합인 자유국민연합은 하원 151석 중 75석을 확보해 65석에 그친 노동당을 제쳤다. 무소속과 군소정당에 돌아간 6석을 제외한 나머지 5석의 최종 결과에 따라 여당연합의 독자 과반(76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출구조사에서 노동당은 절반을 넘긴 82석을 차지해 6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당연합은 2013년 집권 후 내부 파벌 다툼으로 총리만 2차례나 바뀔 정도로 흔들렸다. 그럼에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난해 8월 취임한 모리슨 총리의 리더십을 꼽는 사람이 많다. 빌 쇼튼 노동당 대표는 탄소배출 규제 강화, 최저임금 인상,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감세 등을 내세웠다. 반면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감당할 수 없는 청구서를 요구한다”며 비판했고, 고용 창출 및 재정흑자 달성 등을 제시했다.
호주 경제는 1991년 후 28년 가까이 선진국 중 가장 긴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 고조, 주택시장 둔화 조짐 등으로 성장 지속 신화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유권자가 늘어 여당 재집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3%로 2017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모리슨 총리는 18일 밤 시드니에서 지지자들에게 “항상 기적을 믿어 왔다. 매일 묵묵하고 성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오늘의 승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날 깜짝 승리로 모리슨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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