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독재자의 후예’ 발언 등으로 자유한국당을 저격한 것을 두고 여야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한국당은 “대통령이 편 가르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극우화된 역사 왜곡을 중지하라”며 날을 세웠다.
19일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념으로 편 가르고, 자기들끼리 껴안고 과거로 퇴행하는 정권에서 무슨 미래를 말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전날 “반쪽자리 기념식을 본 듯해 씁쓸하다”고 문 대통령을 비판했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전신이 민주화운동특별법을 만들었고, 우리는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5·18진상규명위원회는 자격이 충분한 위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유 없이 거부해 출범이 늦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김정숙 여사가 기념식 행사장에서 다른 당 대표들과는 악수를 했지만 황교안 대표를 건너뛴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김정은과도 공손하게 악수를 하셨던 김 여사가 황 대표의 얼굴을 빤히 보고 지나쳤다. 북한 사람보다 한국 사람부터 챙겨 달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면서 속도에 맞춰 걷다 보니 그냥 지나가게 됐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랬을 뿐”이라고 했다.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은 페이스북에 “황당한 의미를 부여해 깎아내리는 의도가 참 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 대변인은 “무슨 100m 달리기 하나?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맞받았다.
여권은 “한국당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을 엄호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는 당연한 말에 심기가 불편한 자가 (한국당에) 있다면, 이는 스스로 독재자의 후예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진심으로 5·18의 역사를 승인하시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도 “한국당이 5·18 망언을 늘어놓은 자당 의원들을 그대로 두고 광주의 ‘아픔’이니 ‘긍지’를 말하는 것은 진심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5·18 정신을 폄훼한다는 지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한국당 논평을 거론하며 “정말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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