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732억 판매량 1만8000대 差… 팰리세이드-신형 싼타페 등 강세
사상 첫 연간 매출서도 앞지를듯
현대차 “SUV위주로 라인업 강화, 관세 연기 등 美수출공략도 청신호”
현대자동차의 사업 구조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1분기(1∼3월) SUV 매출과 판매량이 승용차(세단) 모델을 추월하며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올해 소형 SUV ‘베뉴’ 등 SUV 신차를 쏟아내며 ‘SUV 명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현대차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SUV와 세단의 매출 및 판매량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1분기 SUV 매출액은 4조3853억 원으로 세단 매출액 3조8121억원보다 5732억 원 많았다. 판매 대수도 1분기에 SUV가 18만4588대가 팔려 세단(16만6210대)과의 격차를 1만8000대 수준으로 벌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SUV 매출과 판매량이 세단을 추월했지만 그 차이는 미미했다. SUV 매출은 세단보다 약 703억 원 높았고, 판매량은 563대 더 팔린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매출액 차이가 5000억 원 이상으로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속도로 보면 올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매출 및 판매량에서 SUV가 세단을 누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UV와 세단의 매출 및 판매대수 격차가 커진 것은 지난해 대형 SUV 팰리세이드, 신형 싼타페 등이 내수와 미국 시장 등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SU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0% 늘었지만 세단 매출은 5.0% 줄었다. SUV 판매 대수도 전년 동기 대비 27.2% 늘었지만 세단 판매 대수는 8.4% 감소했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가 SUV 위주로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수출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이 세단에서 SUV 및 소형트럭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가 SUV를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면서 국내 자동차 수출 단가가 오르기도 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평균 수출 단가는 1만5748달러(약 1881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9% 올랐다. 현대차는 곧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미국 수출에 나설 예정으로 2분기(4∼6월)에 SUV의 수출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정도 미루면서 올해 한국 신형 SUV의 미국 수출 공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계기로 SUV 중심 라인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팰리세이드의 연간 판매 목표량을 2만5000대에서 9만5000대로 대폭 늘렸다. 지난달 노동조합과 40% 증산에 합의하면서 생산 공장 확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간 대형 SUV 시장 판매량의 절반 정도를 예상해 2만5000대 수준으로 판매 목표량을 정했는데 레저 활동을 즐기는 대형 SUV 신규 고객이 대거 몰려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기존 코나(소형), 투싼(준중형), 싼타페(중형), 팰리세이드(대형)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에 엔트리급 모델과 프리미엄 모델을 추가한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9 뉴욕 모터쇼’에서 선보인 엔트리 SUV ‘베뉴’와 하반기에 선보일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이 주인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뉴는 처음 차를 사려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야심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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