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지난해 5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으로 했던 말이다. 선거 판세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죽을 각오로 당에 헌신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 당내 반대파에선 대표직 사퇴 요구를 거부하는 손 대표를 향해 ‘무엇을 선택해도 어차피 죽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당 공식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 면전에서 “사퇴하라”는 말을 할 정도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게 현실이다.
손 대표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군인 임재훈(사무총장), 채이배(정책위의장), 최도자 의원(수석대변인)의 당직 임명을 강행하자 내홍은 더욱 거세졌다.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등 반대파 최고위원 3인방은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사·보임된 장본인들을 임명해선 안 된다”며 임 의원과 채 의원을 반대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원래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서 당도 만드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반대파는 즉각 21일 긴급 최고위 소집을 요청하고, 손 대표 관련 선거 자금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달 경남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손 대표가 여론조사 비용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내 진상조사특위를 설치하라”고 공격했다.
정치권에선 한때 유력 대권주자로 꼽혔던 노정객이 이런 상황까지 몰린 것을 놓고 다양한 말이 오가고 있다. 정치권의 한 오랜 지인은 “손 대표는 그동안 한나라당 탈당, 민주당 탈당 등 너무 잦은 정치적 선택으로 오히려 정작 중요할 때 기회를 놓쳤다. 이번에도 어떤 선택을 할지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취임 후 9개월 동안 제3세력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내놓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정치적 기회인 만큼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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