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잘되고 영양가는 높으면서 비린내 없는 국산 콩이 개발됐다. 국립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 농학과 정종일 교수(55·연구부총장 겸 산학협력단장·사진)는 21일 “진품콩 2호 등 국내외 10개 콩 품종의 우량 유전자원을 이용해 유전자 조작이 아닌 교잡육종법으로 ‘하영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노란 콩인 하영콩은 국립종자원에 신품종 보호출원을 마쳤다.
하영콩에는 비린내를 유발하는 단백질인 리폭시지나아제, 알레르기 유발과 소화 억제 단백질인 쿠니츠트립신인히비터(KTI) 성분이 전혀 없다. 그래서 날로 먹어도 맛이 좋다. 콩의 비린내와 소화 억제 단백질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인 콩 소비를 억제하는 최대 장애물이었다. 그동안 비린내를 없애고 소화 억제 단백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영양소 파괴를 무릅쓰고 익혀야 했다.
하영콩은 특히 사람의 소화 효소로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당류인 스타키오스 함량이 일반 콩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일반 콩의 스타키오스 함량은 1kg당 13∼15mg이지만 하영콩은 3mg에 불과하다. 소화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와 노년층, 환자들이 섭취하기에 적합한 품종이다. 하영콩의 재배 방식과 수확량은 일반 콩과 비슷하다. 콩알도 비교적 굵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대립종(大粒種)이다.
정 교수는 “하영콩은 기존 콩과 완전히 차별화된 된장과 두부는 물론이고 두유(豆乳), 콩소시지, 콩고기 등 다양한 콩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콩 재배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하영콩 산업화와 지역특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경남과 전북, 강원 등 6개 시도에서 시험재배에 들어간다. 콩 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정 교수는 2000년대 중반부터 비린내가 안 나는 콩인 ‘진양콩’과 ‘개척1호’ 등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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