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캠퍼스타운아파트 앞 사거리 등 신호위반-과속-역주행에 노출
카메라 설치하고 제한속도 낮춰야
19일 오전 10시경 인천 송도국제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근 레지던스라이크홈(송도 입주기업 근로자 기숙사) 사거리. 1차로에 서 있던 승합차가 H아파트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척하더니 불법으로 유턴해 쏜살같이 반대편 차로로 내달렸다. 이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가 켜지면 교차로 후방 약 10m 지점의, H아파트에서 라이크홈을 오가는 횡단보도에는 보행자 신호가 켜진다. 불법 유턴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이 동네 주민은 “불법 유턴 차량에 횡단보도 보행자들이 치일 수 있다”며 “교차로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달아 관할 경찰서에 3차례나 얘기하고 과속·신호위반 단속 카메라를 설치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예산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주거환경이 좋다고 소문난 인천 송도국제도시지만 주민들은 교통사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15일 초등학생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인천 축구클럽 승합차’ 사고를 계기로 송도국제도시의 교통사고 유발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은 16일부터 20일까지 송도국제도시 교통안전 관련 민원을 접수한 결과 59건이나 들어왔다고 21일 밝혔다.
민원 가운데는 축구클럽 승합차 사고가 난 송도캠퍼스타운 아파트 앞 사거리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있었다. 민원인 A 씨는 “사고 현장은 신호위반과 과속, 역주행에 노출돼 있다. 신호위반 카메라를 설치하고 차량 제한속도를 더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B 씨는 “이 사거리는 평소 캠퍼스타운 방향으로 유턴하는 차량과 직진 및 좌회전 차량이 서로 엉켜 사고 위험이 높다. 더욱이 차량들이 보행자 신호를 무시하고 끼어든다”고 지적했다.
차량의 푸른 신호가 꺼질 때까지 시간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도국제도시 교차로는 일반 교차로보다 폭이나 길이가 1.5배 이상인 것이 많다. 한번 신호를 받지 못하면 3, 4분 대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황색 신호로 바뀌는 순간 교차로를 과속으로 통과하는 차량을 흔히 볼 수 있다.
음식 배달 오토바이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주부 김주연 씨(43)는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는 것을 보면 완전히 무법천지”라며 “신호위반은 다반사에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켜져 아이들이 건너고 있어도 그 사이를 무서운 속도로 내달려 등골이 오싹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영화, 드라마, CF를 촬영하는 일이 많아 이들 차량과 장비가 교통사고를 부른다는 비판도 있었다. 센트럴파크 주변을 비롯해 곳곳에서 찍는데 차량들이 촬영차량과 장비에 신호등이 가려져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켜진 것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촬영이 빚은 교통정체를 피해 무리하게 끼어드는 일반 차량도 많다. 또 송도신항을 오가는 대형 트럭과 컨테이너차량의 과속과 신호위반 사례가 많아 아예 이 차량들의 송도국제도시 통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일부 주민은 “교통사고가 나면 바로 조치를 받아야 하는 1차 진료 기관이 없다. 종합의료기관을 하루빨리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송도국제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순간까지 곳곳에서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요인을 찾아 관계기관과 협의해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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