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이닝 무실점 찬사-기대 쏟아져… 3이닝 더 막으면 다저스 사상 8위
美 매체, 박찬호 33이닝 기록 누락
연이은 호투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1.52)에 오른 ‘괴물 투수’ 류현진(32·LA 다저스)에 대한 미국 현지 언론의 칭찬과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현지의 주요 스포츠 매체들이 21일 발표한 팀별 ‘파워랭킹’에서 류현진의 이름은 어김없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ESPN은 휴스턴에 이어 다저스를 파워랭킹 2위에 위치시키며 “류현진의 쇼는 계속된다”고 썼다. 야후스포츠 역시 다저스를 2위로 선정하며 “류현진의 시즌 전 계약(1년 1790만 달러)은 거의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지금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정말 꺾기 어려운 팀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류현진의 기록 가운데 현지 언론들이 주목하는 부문은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 행진이다. 류현진은 20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최근 31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등 거의 모든 미국 매체들은 류현진이 다저스 팀 역사상 최다 이닝 무실점 투구 공동 10위에 올랐다고 전하고 있다. 레코드 북(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칭찬이다. 다저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다저네이션은 이날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다저스 투수들을 소개하면서 류현진을 밥 밀러(1964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1980∼1981년)와 함께 공동 10위에 올려놓았다.
그렇지만 미국 언론들이 실수로 빼놓은 선수가 있다. 한때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46)다. 그는 2000년과 2001년에 걸쳐 3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000년 마지막 3경기(애리조나 1경기, 샌디에이고 2경기)에서 25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그는 2001년 4월 3일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4월 8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회에 실점을 허용하면서 그의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33’에서 끝났다. 33이닝 무실점은 다저스의 ‘살아 있는 전설’ 샌디 쿠팩스 등과 동률이다. 박찬호가 리스트에 포함된다면 21일 현재 류현진의 순위는 공동 11위가 돼야 한다.
박찬호와 쿠팩스를 포함해 다저스에서는 유독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세운 선수가 많이 나왔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인 59이닝 무실점 기록을 갖고 있는 오렐 허샤이저(1988년)와 역대 2위인 58이닝 무실점(1968년)을 기록한 돈 드라이즈데일이 모두 다저스 출신이다. 최근 들어서는 2015년 잭 그링키(현 애리조나)가 4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클레이턴 커쇼는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41과 3분의 2이닝과 3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예정대로라면 류현진은 27일 피츠버그와의 방문경기에서 시즌 7승에 도전한다. 초반 3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면 박찬호와 쿠팩스를 동시에 뛰어넘을 수 있다. 앞으로 10이닝 이상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 커쇼와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박찬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류현진과 자신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지금 야구는 내가 뛸 때보다 훨씬 정교해지고 수준이 높아졌다”며 류현진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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