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의 매출이 지난해 200조 원을 넘으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의 매출 순위는 일제히 하락했다.
22일 영국 건설정보전문그룹 KHL이 발표한 ‘2019년도 건설기계 기업’ 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7위였던 두산인프라코어는 9위로 2계단 하락했다. 현대건설기계도 19위에서 20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세계 건설기계 시장의 전체 매출은 약 214조 원으로 2017년(174조 원)보다 약 2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인프라 건설 수요가 증가하면서 건설기계 수요도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의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매출도 지난해보다 각각 1조1000억 원, 7000억 원 이상 증가하고, 국내에 생산공장을 갖춘 볼보건설기계도 2조 원 이상 매출이 늘었지만 순위는 떨어졌다. 미국의 중장비 업체인 존디어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6계단이나 상승한 3위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XCMG와 사니 같은 중국 업체들도 내수 시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매출을 대폭 늘리면서 한국 기업들의 순위가 뒷걸음질한 셈이다.
국내 업체들은 소형굴착기(5t 미만의 미니 굴착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력을 대체할 소형굴착기 시장은 올해 약 8조5000억 원에서 2025년에는 약 13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기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형굴착기 시장도 연 평균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3000대가량의 소형굴착기가 팔렸다. 국내 굴착기 시장의 약 2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소형굴착기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량의 약 90%가 일본 제품들이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지난달 5t급 소형굴착기인 ‘EC60E 프로’에 이어 최근 1.7t급 소형굴착기 ‘ECR18E’도 국내 시장에 내놨다. 두산인프라코어도 7월에 1.7t급 미니굴착기 ‘DX17Z-5’를 선보인다. 2017년 출시한 3.5t급 제품에 이어 소형굴착기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다. 현대건설기계는 9월에 1t급 굴착기 ‘HX10A’를 출시한다. 1.7t급, 2.5t급, 3.5t급 소형굴착기에 이어 가장 작은 사이즈의 제품을 내놓으며 소형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소형굴착기에만 집중했던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국내 업체들은 원격 조종 등 첨단 기술을 갖춘 건설기계 등도 적극 개발해 급성장하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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