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을 시스템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3대 신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100만 명 DNA 데이터를 포함해 5대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에 매년 4조 원을 투자한다. 평균 18개월이 소요되던 신약 허가심사 기간도 1년으로 줄인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삼성전자를 방문해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발표했고 1월 울산을 방문해 수소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 대해 강조했다.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의 투자는 최근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실적만 봐도 의약품이나 의료정밀 업종의 성장률이 매년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이런 산업의 급등세는 미국 등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것이 2007년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스티브 잡스가 나올 차례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우리에게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이끌어갈 최적의 기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한때 줄기세포 연구에서 가장 앞섰으나 황우석 사건으로 크게 위축됐다. 이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연구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
빅데이터는 바이오헬스산업에 고속도로나 다름없는 인프라다. 의료 정보 빅데이터 구축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지 10년도 넘었지만 일부 보건의료전문가, 시민단체, 인권변호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내세워 반대해왔다. 여당은 눈치를 보며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개정을 미루고 있다. 정부는 이들부터 설득하는 것으로 바이오헬스 육성 의지를 증명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완책도 함께 세심히 마련하면 된다.
바이오헬스는 의료기기를 집에서 TV처럼 사용하는 시대의 산업이다. 고령층은 늘고 의료보험 적용 분야는 확대되면서 급속한 의료비 상승이 예상된다. 질환이 발생하기 전 예방 단계에서부터 적극 개입해 의료비를 줄이는 것이 의료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것은 결국 원격진료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합리화하겠다”는 말 이상으로 규제개혁을 실천해야 바이오산업의 선도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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