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 발족한 미국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현재까지 양 팀의 맞대결로 2196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양 팀은 단 한 번도 인조잔디에서 맞대결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그런 두 팀이 다음 달 처음으로 인조잔디에서 경기를 벌인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보스턴도 뉴욕도 아닌 영국 런던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두 팀은 다음 달 29, 30일 런던에 있는 올림픽 주경기장(런던 스타디움·사진)에서 메이저리그 최초로 유럽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올해 3월 29일 스즈키 이치로(46)의 소속팀인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등 해외에서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린 적은 수차례 있지만 유럽 대륙에서 경기가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 종가 영국인 만큼 이 경기장은 야구장이 아닌 축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현재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FC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경기를 치르기도 했던 이 역사적인 축구장을 야구장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특급 작전’이 다음 달 4일 시작된다고 뉴욕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축구장 잔디와 트랙을 보호하기 위해 우선 구장 전체는 자갈로 덮인다. 그 위에는 인조잔디가 깔린다. 총 14만1913제곱피트(약 1만3184m²)를 덮을 수 있는 양의 인조잔디가 트럭에 실려 프랑스에서 런던까지 도버해협을 건넌다. 전체 메이저리그 팀 구장 중 인조잔디를 쓰는 구장은 토론토, 애리조나, 탬파베이 등 단 3곳. 이번 ‘작전’을 지휘하는 스포츠경기장 컨설턴트 머리 쿡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경기 이후에도 내년에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것을 예상하고 있다”며 “천연잔디를 쓰면 경기가 끝난 후 모두 중장비로 밀어버려야 하는 등 낭비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등에 깔릴 흙은 총 345t 분량. 이 흙은 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8개에 담겨 미국 위스콘신주 미들턴에서 런던까지 옮겨진다. 필드와 관중석을 가를 안전 펜스는 토론토 외곽에서 만들어져 몬트리올에서 배에 실려 운반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입자가 작은 점토 위주의 미국산 흙을 쓴다. 단단하고 홈이 덜 파인다고 알려졌다. 국내(NC, 한화 등)에서도 미국에서 가져온 흙을 쓰는 구단이 많다.
경기장이 완성되면 홈플레이트에서 가운데 담장까지는 385피트(117.4m), 양쪽 폴대까지는 330피트(약 100.6m), 펜스 높이 16피트(약 4.9m) 규모의 경기장이 완성된다. 경기 당일 보스턴은 1루 쪽 더그아웃을, 뉴욕은 3루 쪽을 각각 사용해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양 팀의 역대 전적은 1191승 14무 991패로 양키스의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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