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과근로 감축 등 근무혁신 이행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정기 근로감독을 면제하고 정부 사업 참여 시 가점을 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내년 1월 중소기업에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는 만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근무혁신 인센티브제’ 발대식을 열었다. 근무혁신 인센티브제란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등 자발적인 근무혁신 계획을 세워 이를 이행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초과근로를 얼마나 줄였는지, 연차휴가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지 등을 평가해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면 △3년간 정기 근로감독 면제 △정부 사업 참여시 가산점 제공 △대출금리 우대 등 혜택을 준다.
이날 행사에선 지난달 선정된 참여 기업 31곳의 근무혁신 계획이 발표됐다. 전자기기부품 제조업체인 ‘제논전장’은 초과근로 ‘제로(0)’를 추진하고 스탠딩 회의 문화를 도입할 예정이다. 홍보대행사인 ‘레인보우커뮤니케이션’은 매주 금요일 조기 퇴근하고, 최대 3주까지 휴가를 갈 수 있는 집중휴가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게임업체 ‘웹젠’은 휴가 사유를 적는 곳을 삭제하고 휴가 사용률 97%를 목표로 제시했다. 3차원 프린터 제작업체인 ‘대건테크’는 초과근로자 수 80명을 줄이고 회식은 1차만 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용부는 3개월간 이 기업들의 실천 상황을 평가해 9월 우수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내년부터 중소기업도 노동시간 단축이 의무화되는 만큼 근무혁신 인센티브제가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00인 이상 기업에서만 실시하는 주 52시간제는 내년 1월 1일부터 50∼299인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주 52시간제에 맞춰 근무혁신 인센티브제 등 현장 맞춤형 정책으로 기업의 근무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를 도입한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등 근무혁신이 자리 잡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전체 임금 근로자 중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를 사용한 비율이 2017년 5.2%(102만9000명)에서 지난해 8.4%(167만5000명)로 3.2%포인트 늘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주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 수는 2013년 188만2000명에서 지난해 270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시간제 근로자 중 79.4%가 주 40시간 일하는 전일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시간제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산과 육아, 학업 등 개인적 사유로 근로시간을 줄여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이날 근무혁신 10‘게’명도 발표했다. 근무혁신을 위해 기업 관리자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게’로 끝나는 10개 문장으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엔 △업무지시는 명확하게 △회의보고는 간결하게 △정시퇴근은 당연하게 △회식은 건전하게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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