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등 타운홀 미팅 중계… 동성애 부티지지 깜짝스타로 부상
트럼프 “방송시간 낭비” 심기불편
친(親)트럼프 매체 폭스뉴스가 진행하는 민주당 대선주자 타운홀 미팅을 놓고 워싱턴 정가가 시끄럽다. ‘편파 방송사’ 출연 여부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 찬반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하며 여론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폭스뉴스가 19일 뉴햄프셔주 클레어몬트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상대로 진행한 타운홀 미팅은 정치권의 관심을 폭발시켰다. 동성애자이자 미국의 최연소 시장 기록을 갖고 있는 37세 부티지지 후보의 깔끔한 답변들이 큰 호응을 얻은 것. 진행자였던 폭스뉴스의 유명 앵커 크리스 월리스가 미팅 후 “놀라운 이력과 잠재력을 가진 후보”라고 칭찬해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 “폭스뉴스가 피트 시장에게 방송시간을 낭비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폭스는 민주당원을 다루면서 점점 지는(잘못된) 쪽으로 가고 있다. 폭스뉴스가 이상해지고 있다”고 했다. 다음 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도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더 많이 출연시키다니, 도대체 폭스뉴스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며 재차 불만을 표시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숀 해니티 앵커는 물론이고 터커 칼슨, 로라 잉그러햄 같은 앵커들이 노골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편들면서 정언유착(政言癒着)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온 매체이다.
이런 매체에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출연하는 것을 놓고 당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엘리자베스 워런 후보 등은 출연 거부 의사를 밝힌 반면 베토 오로크 후보는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양분됐다. 워싱턴포스트가 이런 분위기를 전하며 “폭스뉴스가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스타가 됐다”고 평가할 정도다.
폭스뉴스는 앞서 버니 샌더스,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의 타운홀 미팅도 방송했다. 다음 달 2일에는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의원이 나설 예정이다. 폭스방송사는 미국 내 시청률이 CNN을 비롯한 다른 방송사들보다 높다는 점에서 민주당 후보들도 마냥 외면하기 어렵다. 샌더스 후보의 타운홀 미팅은 260만 명, 클로버샤 후보와 부티지지 후보는 각각 160만, 110만 명이 시청했다. 부티지지 후보의 경우 앞서 진행한 CNN 타운홀 미팅 시청자(54만 명)의 두 배를 넘었다.
이런 논란 속에 부티지지 후보는 친트럼프 매체에 출연한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까지 더해져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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