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처음 직접 투자해 설립한 의료기기업체 인더스마트(주)(이하 ITS)가 풀HD보다 화질이 4배 뛰어난 UHD급 ‘형광내시경’을 개발, 내시경 수술 안정성을 크게 높이고 우리나라가 선진국 주도의 고가 의료 기기 산업에 진입하는 데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한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ITS가 개발한 형광내시경 Model-L은 ‘최소 침습 수술’ 시 사용하는 카메라와 이미징 시스템, 즉 내시경 기기인데 ITS 기술력의 핵심은 ‘실시간 형광기술’이다. 이는 수술 부위를 적외선과 일반적인 가시광선 두 개의 렌즈와 센서(Dual Image Sensor)로 촬영하는 동시에 합성하여 실시간으로 수술 중인 의사가 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수술 부위 혈관에 투입한 형광 조영제가 적외선에 반응하여 혈류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이렇게 하면 의료진이 혈관과 모세혈관을 피하기 쉬워 실수로 혈관을 절단하는 사고를 막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집도를 할 수 있다. 수술과 마취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환자 역시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ITS는 국내 임상 시험을 거쳐 2017년 풀HD급 형광내시경 Model-L을 개발 완료하고 올해 이보다 화질이 4배 뛰어난 UHD급 Model-L6K를 출시했다. 이충희 ITS대표는 “이는 세계 최초의 4K 형광내시경으로 미세혈관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더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TS는 서울대병원과 한국전기연구원의 논의를 거쳐 선진국이 독점한 고가형 의료 기기 생산을 목표로 2015년 설립됐다. 당시 서울대병원이 처음 직접 투자한 회사로 주목을 받았으며 창업 초 서울대병원 교수 26명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ITS 내시경 제품 기능 개선에 참여했다.
“서울대병원이 지금도 23.9% 지분을 가진 3대 주주인데, 의사들이 자신의 회사로 생각한다는 점이 의료 기기 업체에게 진짜 큰 힘이 됩니다. 한국 의료진의 수준이 세계 최고이고 뛰어난 논문도 많은데 우리 의료 기기 산업이 영세해서 그 경험을 산업으로 연결할 수 없었어요. 한국 의사들의 임상이 2∼3년 후에 독일이나 일본의 상품으로 출시되고 이를 한국에서 다시 수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바이오엔지니어링 박사학위를 받은 이충희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쳐 한국전기연구원 첨단의료기기연구본부에서 일했다. 이 대표는 “ITS의 ‘형광내시경’을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동아대병원에서 테스트 중이어서 곧 매출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수한 우리 의료진의 아이디어로 개발한 의료 기기로 선진국 의료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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