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소양강에 서식하면서 버드나무 군락지를 훼손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민물가마우지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방안이 추진된다. 춘천시는 민물가마우지를 포획하거나 내쫓는 작업 대신 고압 살수차를 동원해 버드나무에 쌓인 배설물을 제거하고 서식지를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버드나무 군락지에 둥지를 튼 민물가마우지 떼는 배설물로 나무를 고사 위기에 빠뜨리고 미관을 해치지만 유해조수로 지정이 안 돼 강제로 처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발상을 전환해 민물가마우지와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배설물로 백화 현상이 발생한 버드나무 군락지에 대한 물청소는 민물가마우지의 산란기를 피해 8월 말에 시행하기로 했다. 배설물 제거는 2016년 실시 후 3년 만이다. 시는 앞으로 연간 한두 차례 지속적으로 물청소를 할 방침이다.
민물가마우지를 탐조하고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된다. 시는 올해 3억 원을 들여 20m 길이의 전망대와 화장실을 설치하고, 내년에는 12억 원을 투입해 전망대 3곳과 산책길을 조성하기로 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올 3월 기준으로 소양호 하류에서 발견된 민물가마우지는 1875마리다. 춘천시는 2017년 소양강에 서식하는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조수로 지정하기 위해 환경부에 건의했지만 농작물이나 과수 등에 직접적인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춘천시 관계자는 “배설물을 제거해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민물가마우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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