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집행위, 신규위원에 추천… 李, 평소 엘리트체육 축소정책 반대
개혁추진 정부, 밀접소통 필요해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4·사진)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추천됐다.
IOC는 23일 집행위원회에서 이 회장을 추천했다. 관례에 비추어 사실상 확정이다. 이 회장이 뽑히면 한국 IOC 위원은 유승민 선수위원과 더불어 두 명이 된다. IOC 정책 결정에 관여하는 IOC 위원의 유무는 국가 간 영향력 차이를 불러온다. 그동안 한국의 몇몇 경제인이 IOC 위원 관련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2017년 스스로를 IOC 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정부가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에 나서면서 IOC 내부에서도 이를 조율할 한국의 IOC 위원이 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상황에서 현재 한국인 유일의 후보인 그가 추천을 받았다. 이 회장이 IOC 위원이 되면 한국 스포츠외교의 역량이 강화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체육정책 방향을 놓고 정부와 이 회장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심석희 성폭력 피해로 불거진 정부의 엘리트 체육 개혁안에 강하게 대립해왔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IOC는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표방한다. 대한올림픽위원장을 겸한 그를 정부가 경질하면 IOC의 제재를 받는다.
정부 체육개혁안 핵심은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다. 대한체육회가 올림픽 메달에 집중하는 한 엘리트 체육의 폐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체육업무 중 올림픽 관련 업무만 분리해 별도 관리함으로써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두 단체가 분리되면 대한체육회는 IOC 영향력에서 벗어난다. 대한체육회는 이 분리안이 엘리트 체육을 축소하고 정부가 IOC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대한체육회를 쉽게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 회장 역시 자신의 거취에도 관련된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이 회장은 IOC 위원직과 관련해 사퇴가 아니라 오히려 대한체육회장 재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한올림픽위원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추천됐다. 내년 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떨어지면 겸임인 대한올림픽위원장 자격 상실로 IOC 위원 자격도 상실한다. 이때 70세까지인 이 회장의 IOC 위원 임기는 1년여로 끝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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