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영민]5G와 우주산업의 실크로드 ‘중앙亞’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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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높은 경제적 잠재력에 비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이다. 이 중앙아시아 3개국을 도는 대통령 순방이 4월에 있었다. 이들 나라는 한국의 세계 최초 5세대(5G) 상용서비스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 3개국은 총 2억1000만 달러(약 2500억 원) 규모의 위성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앙아시아의 5G와 우주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놓을 기회이기도 했다.

5G와 우주산업에 초점을 맞춘 세일즈 외교 덕분에 3개국과의 정상 선언문에는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대한민국의 경험을 공유해 서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성공적으로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다.

특히 첫 방문지였던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한국의 5G 상용화 경험에 대한 매우 세세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기술역량을 설명하고 투르크메니스탄이 추진하는 3000억 원 규모의 통신인프라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의 지구관측위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대한민국이 15개의 위성을 개발 완료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위성 기술 역량을 갖고 있고, 선진국으로부터 위성 개발 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해 이를 다른 나라에도 이전해 준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린 덕분이다. 우리 정부가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도 전달했다.

이후 방문한 우즈베키스탄과는 과학기술 및 우주 분야 협력을 통해 서로 도움을 받자는 뜻에서 과학기술·우주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우리나라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위성이 보내온 영상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위성 직수신국을 현지에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또 우즈베키스탄이 강력히 요청해 화학연구원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화학 분야는 기존에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기후기술, 재생에너지, 기술 상용화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화학연구원 설립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향후 우리 화학플랜트 기업들이 현지 사업을 수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카자흐스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5G 상용화 경험을 적극 공유하고 싶어 했다. 또 국제 정보기술(IT) 협력센터를 설립해 ICT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자고 요청해왔다. 우리나라 인공위성 기술에 대해서도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펴는 외교 활동은 정치적 관계 개선만이 목적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의 장관들을 초청하여 5G와 우주 관련 현장을 보여주는 세일즈 외교를 앞으로 더욱더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5G와 인공위성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실크로드에서 성과를 활짝 꽃피우고, 신북방 경제 협력의 결실을 맺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5g#우주산업#4차 산업혁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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