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12명이 현역복무 ‘진짜 사나이 가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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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21개 병역명문가에 표창
두 아들을 둔 장손임에도 6·25 참전한 故 최창수씨 가문
광복군으로 조국독립 헌신한 故 박영만씨 가문에 대통령 표창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6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21개 가문 대표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6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21개 가문 대표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일제 강제징용의 아픔을 딛고, 6·25전쟁에 참전한 고 최창수 씨 가문과 한국광복군으로 조국 독립에 헌신한 고 박영만 씨 가문이 올해 최고의 병역명문가로 23일 선정됐다. 병무청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관으로 제16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열어 두 가문을 포함해 21개 가문에 정부 표창을 수여했다.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최 씨는 일제강점기 두만강 일대 건설 현장에 강제징용됐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해 고향땅을 밟았다. 이후 6·25전쟁이 터지자 당시 23세였던 그는 두 아들을 둔 장손임에도 의무병으로 참전해 주요 전투에서 많은 전우를 구했다고 병무청은 전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최 씨 가문은 2대 최종옥 씨(71)를 포함해 3대에 걸쳐 12명이 총 360개월 동안 현역으로 명예롭게 병역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광복군으로 활약한 박 씨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평남 안주 출신인 박 씨는 1940∼42년 친일 문인을 비난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다 일경에 발각되자 중국으로 건너가 광복군에 입대했다. 이후 광복군 군가인 ‘압록강 행진곡’을 작사하고, 이범석 장군을 도와 미국 전략첩보국(OSS)의 한국인 공작반 설치를 주도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이런 공적을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았다. 그의 애국 헌신을 본받아 손자인 박의준 씨 등 7명이 모두 현역으로 총 195개월간 군 복무를 이행했다고 한다.

국무총리 표창은 세 가문이 받았다. 한일부 씨 가문은 3대에 걸쳐 12명이 총 344개월을 현역 복무했다. 1대인 고 한기삼 씨는 6·25전쟁 때 의무관으로 복무하며 많은 부상자를 치료한 공로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안윤찬 씨 가문은 11명이 총 309개월, 공윤배 씨 가문은 6명이 총 198개월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이 밖에 고광일 씨 가문 등 5개 가문이 국방부장관 표창, 김장수 씨 가문 등 10개 가문이 병무청장 표창, 우송규 씨 가문이 국가보훈처장 표창을 각각 받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일제 강제징용#6·25전쟁#병역명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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