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자신의 탄핵을 논의한 민주당과 정면충돌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2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논의하기 위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만났다.
회동 시간에 약 15분 늦은 트럼프 대통령은 화가 난 표정으로 입장했다. 또 악수조차 하지 않은 채 펠로시 의장과 슈머 대표 사이에 마련된 자신의 자리가 아닌 테이블의 다른 자리로 갔다. 그는 이곳에서 선 채로 “이런 상황에서 논의할 수 없다. 나에 대한 가짜 조사를 끝내라”고 한 뒤 3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전 민주당이 비공개 회의를 통해 자신의 탄핵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점에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 의원만 탄핵을 요구했던 과거와 달리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탄핵에 동조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회담 전 기자들에게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을) 은폐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나는 은폐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미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명백한 사법 방해를 하고 있고, 은폐에 가담했다. 이는 탄핵할 수 있는 범죄”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이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을 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통신은 미 국방부가 이란을 겨냥해 최대 1만 명의 병력을 중동에 보내는 방안을 백악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22일 전했다. 로이터도 중동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국방부에 약 5000명의 파병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용 등을 이유로 ‘해외 주둔 미군 축소’를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