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 광장.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와 얼굴에 피칠갑을 한 경찰특공대원, 영화 ‘컨저링’에 나오는 수녀 귀신이 등장했다. 난데없는 ‘귀신 3인방’을 보고 기겁하는 시민들에게 이들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합천 영상테마파크 내 고스트파크에서 26일부터 8월 18일까지 호러 축제가 열려요. 귀신 구경하러 놀러오세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이어진 ‘제7회 K-Festival 2019, 파이팅 코리아 내고향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각 지역은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축제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시민들은 축제를 미리 체험하며 국내 여행 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었다.
“강원도에서 최근 큰불이 났죠. 여행으로 힘을 보태주세요! 여름 하면 강원도죠.”(강원)
“장인의 솜씨와 신선한 식재료가 만났습니다. 전라남도에서 음식의 향연을 즐겨보세요∼.”(전남)
2013년부터 열린 박람회는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와 숨겨진 지역 관광자원을 널리 알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행사로 동아일보와 채널A, 동인앤컴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한다.
올해는 특히 체험 행사가 부쩍 늘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충남 보령시가 마련한 부스에서는 지역 기업 ‘머드몬스터’가 선보인 ‘진흙 슬라임’이 인기를 끌었다. 경기 한민고 1학년 김주은 양은 “슬라임을 좋아하는데 유해 물질 때문에 부모님이 걱정하신다. 촉감은 기존 슬라임과 똑같은데 진흙을 섞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흑임자와 오징어 먹물로 진흙색을 표현한 아이스크림 ‘머드콘’도 함께 선보였다. 머드몬스터 관계자는 “보령은 진흙으로 유명한데 관련 놀이는 다양성이 부족했다. 머드를 내세운 먹거리 놀거리로 축제를 확장하고자 한다”고 했다.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 부스가 마련한 유등 만들기 체험 행사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곳에서 만난 60대 부부는 “큰 기대 없이 방문했는데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려 만족도 100%다. 각 부스를 돌면서 1년 치 나들이 계획을 짜고 있다”고 했다.
전북 김제시가 마련한 부스는 짚풀, 보릿대, 압화 공예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뻣뻣한 보릿대로 여치집을 만들던 김현수 양(12)은 “책에서만 보던 짚풀을 직접 만지게 돼서 신기하다. 여치집을 만들어 동네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했다.
부스를 방문한 박준배 김제시장은 “김제에서는 전통 농경문화를 테마로 지평선축제를 열고 있다. 수도권에서 적극 홍보를 벌여 지평선축제를 세계적 규모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행사장에는 외국인 참가자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올해 행사에는 문체부가 선정한 ‘5대 글로벌 육성축제’인 보령머드축제, 안동탈춤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김제지평선축제, 화천산천어축제를 비롯해 65개 축제에서 110개 부스를 마련했다. 산천한방약초축제, 제주들불축제, 부여서동연꽃축제, 밀양아리랑대축제 등 지역 색 짙은 축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덕환 진주남강유등축제 홍보팀장은 “다른 지역 인재들과 축제에 대한 정보 및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 수도권에서 홍보 기회를 갖게 된 것도 큰 이점”이라고 했다.
박람회는 끝났지만 전국의 진짜 축제는 이제 시작이다. 전국 축제 정보는 한국축제박람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