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서관 100명 작가’ 프로젝트
소설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 봉인된 채 오슬로 도서관에 보관
한강 “재탄생 기다리는 장례식”
소설가 한강이 25일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에 2114년에 출간될 미공개 소설 원고 전달식을 가졌다.
미래도서관은 2014년 사업을 시작해 100년간 매년 작가 1명의 미공개 작품을 받아 2114년에 출판하는 프로젝트다. 책은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의 숲에 100년 동안 심은 나무 1000그루를 사용해 만든다. 한강은 다섯 번째 참여 작가로 그의 소설은 95년 뒤 출간된다.
한강이 공개한 소설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로 분량이나 소재, 내용은 모두 비밀에 부친 채 봉인돼 오슬로 도서관에 보관된다. 한강은 ‘미래도서관의 숲’에서 열린 원고 전달식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한 스코틀랜드 예술가 케이티 패터슨에게 흰 천으로 둘러싸인 원고를 넘겼다.
한강은 이날 전달식에서 “나의 원고가 이 숲과 결혼을 하는 것 같기도,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작은 장례식 같기도,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긴 잠을 위한 자장가 같기도 하다”며 “한국에서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 소복, 홑청으로 흰 천을 사용하기에 원고도 흰 천으로 감쌌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도서관 올해의 작가 선정 당시 소감문도 낭독했다. 소감문에서 그는 “첫 문장을 쓰는 순간 100년 뒤 세계를 믿어야 한다. 인간의 역사는 사라져 버린 환영이 되지 않았고 지구가 무덤이나 폐허가 되지 않았으리라는 근거가 불충분한 희망을 믿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도 불확실성 속에서 무언가 애써 보려는 100년의 기도”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슬로 시장과 재단 관계자, 내외신 언론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강은 전달식이 끝난 뒤 오슬로 공공도서관에서 독립 언론인 로지 골드스미스와 대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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