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굿캅’이면 美군부는 ‘배드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핵장착 토마호크 투입 시사 등… ‘채찍’ 들고 트럼프 협상전략 지원

피터 팬타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가 23일(현지 시간) 핵탄두를 장착한 해상 순항미사일(토마호크)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실패 시 다음 카드는 군사적 조치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6일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지만 이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 실무선에선 북한에 꺼낼 채찍을 계속 발전시키고 다듬고 있음을 보여 줬다는 것.

특히 토마호크는 미국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등 주요 전쟁의 개전(開戰)과 함께 가장 먼저 사용한 무기다. 2011년 리비아 공습도 124발의 토마호크가 미 해군 함정에서 일제히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군 관계자는 “팬타 부차관보가 적 수뇌부 등 핵심 표적을 3∼10m 오차로 일거에 제거하는 초정밀 무기를 거론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핵 도박’에 집착한다면 김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는 최첨단 타격 무기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안고 지낼 수밖에 없다는 경고라는 얘기다. 토마호크는 단 한 발로 히로시마 원폭(약 15kt)의 10배에 달하는 핵 타격이 가능하다.

군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쏜 단거리 미사일을 ‘작은 무기(small weapons)’라고 언급하면서 별로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이지만 내부적으론 최악 상황을 상정한 대북 군사 카드를 검토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통해 이런 카드를 하나씩 노출시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는 압박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트럼프#핵장착 토마호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