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방화 제조기업… “지적소유권 보호 절실”

㈜나노텍세라믹스

왼쪽이 먼저 개발된 ‘스티코 조리화’. 오른쪽은 유사제품.

부산에 위치한 ㈜나노텍세라믹스는 ‘스티코(STICO)’라는 자체 브랜드로 간편화와 장화 등의 신발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1999년 설립이후 ‘모양은 흉내 낼 수 있지만 기술력은 흉내 낼 수 없다’라는 신념으로 재료소재 분야의 기술 혁신을 거듭해 세라믹 콤파운드 소재의 미끄럼방지 신발을 자체 개발해 출시했다.

나노텍세라믹스의 경쟁력 있는 기술력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티코의 대표적 제품인 장화, 조리화 등은 유럽 CE 및 미국의 FDA 인증을 받으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 24개국 셰프들이 선택한 제품이기도 하다. 또한 SATRA(영국 연구기술센터) 회원으로서 제품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정상옥 대표는 소비자의 안전과 만족도를 최우선하며 연간 매출액 대비 무려 약 10%를 신발의 미끄럼방지, 통기성, 경량화 등 분야의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 해왔다. 제조 기반 사회에서 지식 기반 사회로의 대전환을 미리 염두에 둔 그는 일찍이 R&D의 중요성을 절감했던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전 세계 34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했고, 국내외 지적소유권 100여 건을 등록 및 출원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미 일본, 미국, 이탈리아를 포함한 24개국에 스티코를 수출하고 있으며 싱가폴, 독일, 일본 등에는 기반기술을 통해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현지 공장 설립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탄탄한 기술력을 가지고 국내외 시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회사이지만, 최근 ‘지적소유권’과 관련해 곤혹스러운 일을 겪고 있다. 2011년 8월 31일 나노텍세라믹스가 디자인을 출원하고, 12월 16일 등록까지 마친 디자인을 복제한 회사가 나타난 것이다. 2017년 9월 27일 대전의 D사가 스티코 제품을 복제한 것으로 보이는 제품의 디자인을 출원했고, 2018년 2월 20일에는 디자인 등록까지 진행했다.

특허청은 2018년 12월 3일 D사에 대해 디자인 취소판결까지 내렸지만, D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건이 대전 검찰청에 계류돼 있는 지금도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정 대표는 “디자인 취소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D사가 판매를 지속해 실질적으로 본사가 계속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4차 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적소유권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때, 지적소유권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회사가 창출해낸 지적소유권에 대해 국가와 정부가 적극 나서서 강력하게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