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 기다리던 초등생들에 무차별 흉기 휘둘러… 日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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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인근 가와사키 주택가서 50대男 난동… 2명 숨지고 17명 부상
범인, 범행직후 자해… 병원서 숨져
아베 “등하교 안전 확보하라” 지시… 트럼프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

처참한 현장 28일 일본 도쿄 인근 가와사키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구호대원과 시민들이 흉기 난동 사건의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을 항공 촬영했다. 이날 오전 7시 45분 50대 남성이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초등학생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초등학생 1명을 포함한 2명이 숨졌다.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은 범행 직후 자해를 시도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가와사키=AP 뉴시스
처참한 현장 28일 일본 도쿄 인근 가와사키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구호대원과 시민들이 흉기 난동 사건의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을 항공 촬영했다. 이날 오전 7시 45분 50대 남성이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초등학생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초등학생 1명을 포함한 2명이 숨졌다.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은 범행 직후 자해를 시도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가와사키=AP 뉴시스
일본 도쿄 인근 가와사키(川崎)시에서 28일 ‘묻지 마 살인사건’이 일어나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가와사키에는 한국 교민들도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5분 가와사키시 다마구 노보리토역에서 약 250m 떨어진 주택가에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51)이 나타났다. 가와사키시에 거주하는 그는 검정 셔츠를 입고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안경을 쓴 차림이었다. 그가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에게 다가가 “죽여버리겠다”고 외치며 학생과 보호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11)과 학부형인 외무성 직원(39) 등 2명이 숨졌다. 17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전체 사상자 19명 중 초등학생이 17명이다. 모두 스쿨버스 정거장에서 약 1.5km 떨어진 사립학교인 가리타스(カリタス)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었다.

이 남성이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그는 범행 직후 자해를 시도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건 현장에서는 이 남성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흉기가 발견됐다. 또 피로 물든 도로에는 아이들의 책가방이 흩어져 있었다. 이 남성의 학창시절 동급생은 NHK에 “쉽게 화내는 성격으로 초등학생 시절 동급생을 연필로 찌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아파트가 늘어서 있는 주택가로 아이들이 자주 찾는 노보리토 공원과 가깝다. 스쿨버스 운전사는 NHK에 “버스를 정차하고 있었는데, 남성이 전방의 편의점 부근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걸어왔다. 버스에 타려던 학생들을 차례대로 찔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전 사회’ 일본에서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자 일본 사회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일본 방송들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속보를 내보내며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고 있다.

사이토 데쓰로(齋藤哲郞) 가리타스 초등학교 이사장은 오후 6시 20분경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아이들의 안전 확보는 물론이고 마음의 상처 치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문부과학상과 국가공안위원장에게 모든 초등학교의 등하교 시 안전을 확보하고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아베 총리는 “사회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자세로 임해 달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인에게 해를 가하는 ‘묻지 마 살인사건’을 ‘도리마(거리의 살인마) 살인’이라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최근 10년간 70건의 도리마 사건으로 2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일본을 국빈 방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에 앞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가가’에 승선해 행한 연설에서 “오늘 아침 도쿄 근교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피해를 본 분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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