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짐 찾는 곳 근처에 면세점, 구매한도 600달러… 담배는 없어

31일 개장 앞둔 입국장 면세점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개장을 앞둔 입국장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31일 문을 열 예정이며 1인당 600달러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인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술처럼 비교적 무거운 물건을 귀국 때 살 수 있어서 편리할 것 같아요.”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만난 여행객 양모 씨(37)는 입국장 면세점 개장을 반기며 이같이 말했다. 예전엔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해 선뜻 사기 어려웠던 면세품을 입국하면서 살 수 있어서다.

본보는 31일 개장을 앞둔 입국장 면세점을 28일 미리 둘러봤다. 입국장 면세점은 1터미널과 2터미널 1층의 수화물 찾는 곳에 있다. 2터미널 입국심사대를 지나 수화물을 찾으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에 면세점이 바로 눈에 띄었다. 6∼10번 짐 찾는 곳(수하물 수취구역)은 매장 내부와 바로 연결돼 있다. 매장과 가장 가까운 6번 짐 찾는 곳에선 열 걸음 정도만 가면 된다. 짐 찾는 곳 1∼5번을 이용한 승객은 공항 벽면을 따라 돌아가면 매장을 찾을 수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출국장 면세점보다는 규모가 작고, 600달러 미만 물품만 판다. 제2터미널에 입점한 엔타스 면세점의 경우 326m²(약 100평) 크기로 술과 화장품, 향수, 홍삼, 초콜릿 등을 주로 판다. 최고가 제품은 599달러짜리 골프채다. 술은 양주 위주이며 ‘로열살루트 32년산’, ‘발렌타인 30년산’이 399달러로 최고가다. 국내 담배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담배는 팔지 않는다. 다만 전자제품으로 분류된 릴과 아이코스 같은 전자담배 기기는 판매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도 입국장 면세점 2곳이 문을 연다. 수화물 수취구역의 동쪽과 서쪽에 각각 190m²(약 57평) 규모로 들어선다. 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운영은 에스엠 면세점이 맡는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구매 한도는 600달러다. 다만 용량 1L, 가격 400달러 이하인 술 한 병과 60mL 이하인 향수 1병은 구매 한도와 별도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골프채와 홍삼, 화장품 등을 600달러어치 샀더라도 술 한 병과 향수 한 병을 추가 구매할 수 있다.

입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가 600달러지만 출국장, 해외, 입국장 면세점의 총 구매 한도인 3000달러는 유지된다. 총 면세 범위는 600달러다. 출국장과 입국장 면세점 구매액 합계가 600달러를 초과하면 자진 신고해 관세를 내야 한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구입한 국산품은 다른 제품에 앞서 우선 면세된다. 예를 들어 시내면세점에서 600달러짜리 수입 의류를 사고 입국장 면세점에서 600달러어치 국산 화장품을 샀다면 화장품은 면세, 옷은 과세된다. 옷에 적용되는 관세율이 25%로 화장품(20%)보다 높지만 입국장에서 구입한 국산품 우선 면세 규정에 따라 세금 면에서 불리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선 입국장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수화물에 넣어 과세를 피하려는 탈세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관세청은 “단속 인원을 평소보다 20%가량 더 투입하는 한편 구매 명세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통관 직원이 신고 여부를 확인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