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다음 달 북한 외교당국과 접촉해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다음 달 5, 6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의는 동북아시아 안보를 논의하는 자리로 ‘울란바토르 대화’로도 불린다. 일본은 이전에도 이 회의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일본은 올해 이 회의에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참사관을 파견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울란바토르 대화 외에도 중국 베이징(北京) 북한대사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 측과 접촉해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7일 일본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 정상회담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만 해도 ‘납치 문제의 진전’이란 조건을 달고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용의가 있다’고 답한 게 알려지면서 아베 총리의 태도가 크게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2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조건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처음으로 ‘무조건(無條件)’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은 북-일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북한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북한으로선 미국과의 협상이 최우선이고, 그 협상을 위해 한국, 중국, 러시아와 대화하고 있다. 일본은 후순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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