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메츠전 7.2이닝 무실점… 1점차 숨 막히는 투수전서 승리
5월, 5승 무패에 ERA 0.59 괴력… ‘이달의 투수상’ 경쟁자들 압도
“마법사 매덕스처럼 피칭 레슨”
적장도 컴퓨터 제구력 치켜세워
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경기. 8회 2사 후 선발 투수 류현진(32)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다저스 홈팬들은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1점 차의 치열한 투수전을 무실점으로 이끈 선발 투수에 대한 찬사이자 누구보다 뜨거운 5월을 보내 ‘이달의 투수상’ 9분 능선을 넘은 류현진에게 보내는 축하였다.
이날 류현진은 뉴욕 메츠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7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8승(1패)째를 거뒀다. 삼진을 7개 잡는 동안 안타는 4개, 볼넷은 1개만 내줬다. 류현진 호투에 힘입어 다저스는 메츠에 2-0으로 이겼다. 평균자책점은 1.65에서 1.48로 끌어내려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지켰다. 규정 이닝을 채운 빅리그 투수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류현진뿐이다.
‘이달의 투수상’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메이저리그는 매달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명씩을 뽑아 이달의 투수상을 수여한다. 수상자는 매달 2일(현지 시간) 발표한다. 한국인이 이달의 투수상을 받은 것은 1998년 7월 박찬호(당시 LA 다저스)가 유일하다. 류현진은 5월 6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경쟁자로 꼽혔던 마이크 소로카(22·애틀랜타)는 5월 한 달간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9로 좋은 성적을 냈으나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류현진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승으로 다승 공동 1위였던 브랜던 우드러프(26·밀워키)는 류현진이 5승으로 치고 나가며 수상 경쟁에서 뒤지게 됐다는 분석이 있다.
류현진의 승리 경기마다 6점 이상을 뽑던 다저스 타선은 이날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1득점에 그쳤다. 팽팽한 투수전에서 류현진은 평소와 다른 투구 패턴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평소 경기 초반 빠른 공 위주로 승부하던 류현진은 이날 첫 번째 공을 시속 117km 느린 커브로 던졌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첫 번째 커브를 보고 메츠 1번 타자 아메드 로사리오(24)가 벤치 쪽을 보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이 예상치 못한 투구 플랜을 들고 나와 메츠 타선의 계산이 틀어진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체인지업의 위력도 여전했다. 이날 류현진은 투구 수 106개 가운데 33개(31.1%)를 체인지업으로 던져 시즌 평균(23.8%)보다 높은 구사율을 보였다. 33개 중 8개가 헛스윙이었고 범타를 유도한 공도 6개였다. 류현진은 “오늘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그 구종이 자신이 있었고 제구도 잘됐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류현진의 체인지업 감각이 정말 좋다.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필요할 때 헛스윙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적장’ 미키 캘러웨이 메츠 감독도 “류현진의 오늘 투구는 피칭 레슨과 같았다. 그는 마치 좌완 그레그 매덕스(53) 같다”고 치켜세웠다. 매덕스는 ‘컴퓨터 제구력’을 앞세워 사이영상만 4차례 수상한 전설적인 투수다. 빅리그 통산 355승(227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2014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올스타 선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류현진이 올스타전에 나선다면 한국인으로는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 추신수(2018년)에 이어 역대 4번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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