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기구 집행위원에도 선출
세계 항공업계 1000여명 참석… “생체정보로 출입국 시스템 추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핵심 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됐다. 조 회장은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의 의장으로도 뽑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세계 항공업계에 정식 데뷔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75회 IATA 연차총회에서 IATA는 조 회장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연차총회 주관사의 대표가 의장을 맡는다는 관행에 따라 올해 주관사인 대한항공의 조 회장을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다. 총회에 앞서 IATA는 고 조양호 전 회장을 추모하는 짧은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조 회장은 “아버지를 추모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사랑하는 조국에서 열리는 IATA 행사에 자부심을 갖고 기뻐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업계에 다가올 여러 기회와 위기, 도전에 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성공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3시간 넘게 이어진 총회를 이끌고, 총회 중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했다. IATA 측이 특정 항공사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해 최근 대한항공 경영권 논란 등에 관련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조 회장은 일부 정부가 자국 항공사를 보호하기 위해 항공자유화(국가 간 항공편을 개설할 때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신고만 하면 취항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항공자유화 문제는 정부가 결정하는 문제이며, 개별 항공사는 정부의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날 조 회장은 IATA의 집행위원회(BOG·Board Of Governors) 위원으로도 선출됐다. 집행위원회는 IATA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로, 31명의 글로벌 항공 리더로 구성돼 있다. 아버지 조 전 회장도 20년 동안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조 회장은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체코항공, KLM 등이 속한 글로벌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 Team)의 새로운 의장으로도 선출됐다. 의장 임기는 2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이번 IATA 서울총회에는 전 세계에서 온 항공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해 △여권 등 종이서류 없이 승객의 생체정보로 출입국하는 ‘원아이디’ 추진 △국제탄소감축 계획 시행 촉구 △장애인 승객 비행 환경 개선 등을 의결했다. 2020년 열리는 제76차 IATA 총회는 네덜란드에서 KLM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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