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같은 줄 앉아 공연 관람
일각 “김정은, 美 의식해 불러내”… 주석단 끝에 앉아 서열은 떨어진듯
김여정은 아직까지 모습 안 보여
‘하노이 노딜’ 이후 최근 숙청 보도가 나왔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군인 가족 예술 소조 공연’을 관람했으며 이 행사에 김 부위원장도 참석했다고 3일 전했다. 김영철의 마지막 공개 행보는 국무위원회 단체 사진(4월 12일)이 공개된 이후 52일 만이다.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그동안 김영철 등 협상 라인은 문책설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김영철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4월 15일), 방러 환송 행사(4월 24일) 등 그동안 중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병 이상설도 나왔다. 이에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배경에 대한 총화(검열)를 하는 과정에서 북-미, 남북 협상을 주도한 김영철에게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김영철을 2일 행사장에 호출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영철의 등장은 교화형에 처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5월 31일) 이후 이틀 만이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연내에 개최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 실무를 맡았던 김영철에게 심한 문책을 한다면 미국이 ‘정상국가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할 수 있고, 미국의 진의를 전달받기도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은 이날 비록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9명의 당 부위원장 중 맨 마지막에 호명됨으로써 이전보다 당내 서열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월 하노이 회담 이전만 해도 주요 행사에서 리수용 당 부위원장보다 먼저 호명됐으나 이날은 올 4월 새로 임명된 최휘(근로 단체), 박태덕(농업) 부위원장보다도 늦게 불렸다. ‘자리’도 밀려났다. 김영철이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주석단 끝부분(김 위원장 좌측 5번째)에 앉아 ‘예전만 못 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김영철이 악성종양 제거를 위해 한동안 입원을 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4월 말 김영철 부위원장이 신병 치료로 인해 북한의 봉화진료소 혹은 중국의 인민해방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도 김 위원장을 그동안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보이지 않았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3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여정이 지금 나타나지 않고 있는 건 (북한 내) 분위기가 나쁜데 조용히 좀 지내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인 만큼 아무 문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