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위협 간과해선 안돼”
금융권 美금리 인하론 고개들자 연준의장 “서둘러 바꿀 필요 못느껴”
트럼프, 英에 화웨이 배제 압박
왕치산, 獨 방문 우군확보 총력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1년 이내에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미국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미중 양측이 전방위 보복 카드와 외교전을 펼치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 측이 수위를 조절하며 ‘대화의 신호’를 보내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무역전쟁의 출구가 열릴 것인지 주목된다. ○ “세계 경제, 무역전쟁으로 1년 내 불황”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일 투자자 노트에서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위협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세계 거시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미국이 중국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3개 분기 안에 불황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에선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에 따른 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좋은 지점에 있으며 경제 전망도 양호하다”고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인내심을 가진다는 뜻은 금리 정책을 서둘러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일축했다.
○ 중국, 미국 대상 유학 경계령
미중 양국은 관세전쟁을 넘어 상대 간판 기업에 대한 맞보복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말 모든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기간 영국 정부에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라고 직접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 기업과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기업 등을 제재하는 중국판 ‘블랙리스트’와 미 간판기업 페덱스에 대한 조사로 맞불을 놓았다. 중국 교육부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을 대상으로 올해 첫 유학 경계령을 발표했다.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거부 사례 등이 증가해 학업에 영향을 준다”며 “유학 전에 경계의식을 높이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 유학을 제한해 미국 유학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약 35만 명으로 최대 규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은 최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중국 독일) 양국은 불확실성에 대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 대화 복귀 신호 보내”
중국 정부는 2일 ‘미중 무역협상 백서’를 발표하고 무역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톤은 이전보다 절제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우리는 해법을 찾기 위해 협력적 접근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중국 정부가 백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복귀 의지를 시사했다. 본질적이진 않더라도 톤이 지난 3주에 비해 더 신중해졌다”고 평가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전쟁의 잠재적인 돌파구는 이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다. WSJ는 “(미중 간) 협상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미중의 재무부 및 무역 담당 고위 관리들이 이번 주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달 말 일본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날 가능성도 있다. 두 정상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처럼 극적인 휴전에 합의한다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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