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전략 지원하며 영향력… 트럼프와 관계 돈독 수시로 조언
일각 “중동 민주화 방해” 비판
“아랍에서 가장 강력한 통치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MBS)가 아닌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MBZ)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의 대중동 전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UAE 실권자 무함마드 왕세제(58)를 지목했다. 그는 미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워싱턴 정가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며 최근 미국의 강경 중동정책에도 그의 입김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전했다.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로 두바이와 함께 UAE의 쌍두마차로 평가받는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MBZ의 대미 영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라고 NYT에 전했다. 1조3000억 달러의 UAE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그는 미국으로부터 각종 첨단 무기를 대량 수입해 UAE의 군사력을 아랍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 이란 견제 등 미국의 대중동 정책을 적극 지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어 왔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각국 정책을 채택할 때 미 행정부 관료의 조언보다 무함마드 왕세제의 관점을 따를 때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그림자 정치’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 UAE는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 소속이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축출에 앞장섰다. 또 지난해 10월 피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무함마드 왕세제(MBZ)가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지목받는 무함마드 왕세자(MBS)를 지원하는 등 중동 민주주의 정착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예멘, 리비아 등에 자국 특수부대를 파견해 내정 간섭을 일삼는 등 중동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