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제21대 임금 희종(재위 1204∼1211년)의 무덤인 인천 강화도 석릉(碩陵·사적 제369호)의 동쪽 무덤에서 철제 향로와 동물 석상 등 당시 장례 문화를 알려주는 유물이 대거 출토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올해 3월부터 진행한 석릉 주변 고분군 발굴조사에서 철제 향로의 다리 부분과 도기 항아리, 양과 호랑이 형태로 돌을 조각한 석양(石羊)과 석호(石虎), 문신이나 무신을 형상화한 석인상(石人像) 등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도기 항아리는 아가리와 몸통이 넓고 목이 짧은 전형적인 고려의 양식을 보인다. 연구소는 도기 항아리와 동물 모양의 철제 향로는 건물을 짓기 전 땅의 기를 다스리며 안전을 기원하는 지진구(地鎭具)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무덤 인근에 세운 동물 모양 상인 석수(石獸)와 석인상을 통해 고려 시대 묘역 구조를 밝힐 수 있는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희종은 아버지 신종(재위 1197∼1204년) 시절부터 국정을 좌지우지한 권신 최충헌을 제거하려다 실패하면서 폐위됐고, 사후에는 유배지인 강화도에 묻혔다. 고려는 희종이 세상을 떠나기 5년 전인 1232년 몽골 침략을 피해 강화로 수도를 옮긴 뒤 39년간 수도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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